주택가로 이사를 오고 난 이후부터 제 차의 외형에 많은 변화가 왔다.
잔 긁힘이 여기저기 많이 생겼고,
자동차 손잡이가 무엇인가 묻어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주차장에 차가 오래 멈춰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번에도 제 차가 보름정도 주차장에 멈춰있었다.
어느 날, 차를 끌고 나가려고 자동차 가까이 갔을 때.
자동차 앞 본넷에서 운전자 앞유리까지 얼룩덜룩 동물 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 있었다.
참 신기하기도 하고 뭔지 무척 궁금해졌다.
하루는 호기심이 많았던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내차를 관찰하기 위해 자정이 가까워지는 밤 11시 30분 정도에 살며시
현관문을 빠져나왔다.
고양이 두마리가 자동차 위에 올라앉아 아주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오히려 쳐다보는 나를 발견하고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가끔 나를 쳐다보며 그대로 앉아서 여유를 즐겼다.
자동차가 긁혀서 화가 났는데,
의외로 그 고양이들의 행동이 너무 신기하고 귀여워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내친김에 동영상도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무슨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는지 고양이는 천천히 일어나 뒷집 쪽으로 담을 타 넘어갔다.
이 동네로 이사를 외보니 주택가라서 길고양이들이 많았다.
사람을 봐도 비키지 않고 전혀 공포 심 없이 살고 있었다.
주택가는 음식물 처리통이 없이 음식물 봉지를 스티커를 붙여서 내놓고,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내놓는 음식물을 구경하며, 음식물 쇼핑하듯 냄새 좋은 음식물을 선택해서 먹는다.
고양이 때문에 불편하다는 아우성은 듣지 못하였다.
더러 어떤 분들은 길고양이 밥을 몰래 주고 하였다.
난, 강아지 종류는 좋아했는데, 옛 어른들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고양이를 무척 싫어했었다.
고양이라는 동물은 새끼를 누군가 데려가서 기르는 것을 보면 몰래 들어가서
새끼를 물어 죽이고 나온다고 ~.
그런데, 주택가에 살면서 고양이의 독특한 행동들이 얼마나 신기하고 예쁜지,
반복되는 고양이들의 행동으로 내 차 위에는 수시로 고양이들이 놀고 있었다.
내 차, 어차피 오래되고 폼 날 차가 아니고, 이미 여러 번 긁힌 차라서 더 나빠질 것이 없다며
그 저 보고만 있다.
고양이들이 차로 올라가고, 그 위에 올라가서 장난을 치고 하면서 날카로운 발톱으로
자동차를 긁는 행동을 그대로 두고 보기만 했다.
그대로 놔뒀더니 인정한 것으로 여겼는지 아주 자연스럽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아직도 가만히 놔두고 보기만 한다.
며칠 전 매스컴에서 고양이가 겨울에 추우면 자동차의 엔진이 있는 차속으로 들어간다는
보도를 접하고는 차를 운전하고자 할 때는 차를 열쇠로 한두 번씩 툭툭 쳐주어 시동 걸면서 생기는
불상사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은 내 차를 고양이에게 얻어 타는 기분이다.
이쯤 되면 난 고양이에게 내 차를 뺏겼어요. 뺏긴 것 맞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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