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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삶의 단상(life values)

난 남편이 참 밉다.

by 시니어행복찾기 2023. 1. 20.

세계적인 이슈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의 경제가 급랭하여 물가도 오르고

서민 살기가 더욱더 힘들다.

이전에는 수입쇠고기는 그래도 사 먹었는데,

요즘은 포화지방산은 몸에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대며 식탁에서 멀리하고

생선으로 육류대신 식탁 위에 올린다.

그리고 아쉬우면 닭을 사서 삼계탕도 끓이고, 남으면 닭칼국수를 요리해서 식탁에 올린다.

 

가정형편과 식탁의 식사의 질은 비례한다.

그래서 다이어트 식탁이라는 것이 실천하기 쉽지 않다.

이젠 놓치면 회복이 불가능할  노년기로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주부이다 보니 내 몸보다는 가족 걱정으로 내 몸의 건강을 생각하기보다는 가족의 건강을 위주로 살아간다.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 둔지 몇 개월이 지나고 나서 서서히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정신적인 휴식이 오기도 전에

또  다른 직장을 찾아야 하는 부담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 부부는 융자를 끌어들여  힘들게 30대 초반에 아파트를 장만했다가 

남편의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유치원 다니는 어린애들을 두고 미국 유학 준비를 했다.

남편과 나는 각각의 목표를 위해 정진했고, 멀지 않아 떠날 날만 남아 있었지만,

남편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와 싸우느라 미국 유학도 포기하게 됐다.

살아가려고 아파트도 팔았다.

남편 건강을 위해 돈이 들어가고 돈을 버는 사람은 없었지만, 

IMF로 집값이 떨어졌으니, 미래를 위해 융자를 더해서 집을 사자고 했고, 남편은 집사는 것은 절대 반대였다.

앞으로 집값은 많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에 우리는 점점 상대적으로 가난의 길을 가게 되었고,

이제는 월세를 사는 극빈층이 되었다.

돈은 다 사라졌다.

 

 

그동안은 집값은 떨어지면 경제가 휘청인다고 국가가 개입해서 집값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다고 투기를 한 사람들은 떨어지는 부동산값 때문에 아우성이면

정부는 대다수의 아우성에 정책을 바꿨다.

 

요즘 매스컴들에서 들리는 얘기들은 집값이 떨어져서, 집을 얻으며 사기당해서 ~등등으로

또 아우성이 사방에서 나오는데 정부는 또 어떻게 대처할까.

또 목소리 큰 사람들 말을 들어줄까.

왜 우리는 시대에 편승해서 살아가지 못했을까.

 

남편은 항상 가장 도덕적인 길만 고집하면서 하는 말,

"여보, 부동산은 투기하면 안 돼, 앞으로 집값 많이 떨어질 거야."

인구절벽이 오는 미래는 그렇겠지.

그리고 우리는 더 늙어가는까 난 남편이 대책도 없이 하는 말들이 이젠 짜증이 난다.

결국은 무슨 일이라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움직인 사람들, 국가의 정책에 반해

부동산 투자와 투기를 했던 분들은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국민들의 감정 때문에 보호받는데,

부동산 투기는 나쁘다고 ~, 언젠가는 집을 장만할 수 있다고 부처님처럼 얘기하고 기다리던 우리들은

더 가난으로 몰려가고 이제는 극빈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는 그래서 월세에 산다.

그런데 최근에 빌라전세사기 문제가 뉴스를 도배하자 남편이 하는 말,

"그봐, 우리처럼 월세 사는 사람이 제일 현명한 거야.

저렇게 보증금 많이 투자했다가 문제 생기니 고스란히 돈 떼이잖아."

융자를 끼고라도 내 집을 마련하면 부동산 값이 오를 때 팔 수도 있고, 또 내 집에서 살며

월세대신 은행이자를 내며 내 집이니까 편하고 ~.

난 무슨 말에도 남편에게 반론을 할 수는 있지만 그냥 조용히 있는다.

 

항상 웃고 선한 남편이지만, 할 수 있는 부분을 못하고 세월이 지난 지금 남편 모습이 고울 리가 없다.

난 그래서 남편이 참 밉다.

동갑으로 만나 철없이 결혼하여 그럭저럭 잘 살았고,

내 것과 내 가족을 생각하기보다 항상 남의 입장 생각하는 남편이 큰 그릇으로 보였고,

가끔 썰렁 개그까지 양념으로 주는 우리 남편이 그래도 참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부동산 얘기가 나오고, 요즘 집값이 천정부지로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집값 떨어져도 집을 장만할 수 없다.

건물주가 속상하게 할 때 난 남편이 참 밉다.

그리고 이 나이에 식탁의 질을 걱정해야 할 때도 남편이 참 밉다.

요즘 돌아가는 현상이 나의 30대와  똑같이 반복되어 가는데,

우리는 회복의 기미를 느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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