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과 사람들과의 관계
최근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티스토리 글을 써야 되는지 갈등할 정도의 힘든시간들을 보냈다.
쓰고 싶어도 너무 지친 시간들을 마주했고,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나의 글이 너무 빈약해서 속상하기도 했다.
세계의 공통된 상황, 불황과 그 여파로 전해지는 서민의 삶의 팍팍함이 느껴지는 요즘에
오른 물가를 똑같은 서민으로서 피부로 진하게 느끼는 요즘이다.
남들 보고 힘들면 얘기를 나누자고 얘기해놓고,
정작 내가 어려울 때 덫에 갇힌 동물 마냥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가장 힘든 것은
상실되는 나의 대응 방법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충격도 배가 되고,
회복도 청년 때 와는 다르게 많이 늦어진다.
젊을 때는 마음만 먹으면 스프링처럼 회복되더니
최근에는 온전하게 정신을 가다듬어도 기력이 떨어져 평소의 몸을 장착하기까지
회복하기 위해 점점 많은 시간이 필요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자녀들은 엄마니까 예전의 엄마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내 스스로 어떠한 이유로든 한 번씩 받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감당하기에 너무 힘들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것을 벗어나기위해 스스로 무한한 노력을 한다.
퇴직을 한 후의 처해진 나의 나이와 주변 환경,
난 아직 쓸만한데 하는
우울감, 실망감.
누구나 갖는 이중적인 모순의 순간들.
남편의 수면 무호흡증으로 인한 양압기 사용,
양압기 사용으로 내 수면은 좀 편해졌지만,
불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모습에 안타깝기도 하고, 불편해도 잘 사용하는 모습에 감사하기도 하다.
나라면 할 수 없을 남편의 노력,
내일을 더 행복하기 위한 우리 부부의 연습은 지속 중이지만 쉽지 않다.
사람은 사회성 동물이라 사람과의 관계를 거치며 살아간다.
그 관계 속에는 돈이 필요하고,
상대가 돈을 쓰면 다음엔 내 차례가 되어야 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없으면 반경이 좁아지고 사람 만남이 적어진다.
어떤 사람은 돈은 노예다, 벗어냐야한다지만,
화폐는 발달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회생활의 기본일 수밖에 없다.
움직임이 시작되는 행위부터 쓰이니까 어쩔 수 없다.
여러 가지 가정 내 일과, 세계의 어려운 상황을 거치고 난 결과가 서민의 지갑을 비우는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거울을 보면 잔주름은 더 늘어가고,
촌로의 모습이 바로 내가 아닌가 생각되는 시간이다.
이렇게 힘들 때 나만 힘들까.
누군가는 말없이 인내하며 하루 하루를 보낼 것이다.
힘들 때 함께 글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함께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람들과의 관계는 비례한다.
지갑이 비면 빌수록 주변의 사람의 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물질적으로 가진게 없는 사람들은 서로 글로 위로받고 위로하자.
그리고 가족끼리 서로 격려하는 말을 아끼지 말고, 조금만 잘해도 칭찬을 하고 웃어주자.
항상 함께 있어도 행복한 가족을 위해.
남편은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웃는 얼굴로 나를 맞이한다.
그게 난 무지 고맙다.
매스컴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가지 뉴스가 가족의 의미를 무색하게 할 때가 있지만
서로 글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감정들을 글로 위로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한다.
물론 노력해서 안 되는 일도 있다.
내 카톡에 항상 지니고 다니며 위로받는 시가 있는데, 함께 읽고 나누고 싶다.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함민복
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되는
좁은 계단을 올라야하는 전세방에서
만학을 하는 나의 등록금을 위해
사글셋방으로 이사를 떠나는 형님네
달그락거리던 밥그릇들
베니어판으로 된 농짝을 리어카로 나르고
집안 형편을 적나라하게 까보이던 이삿짐
가슴이 한참 덜컹거리고 이사가 끝났다.
형은 시장 골목에서 자장면을 시켜주고
쉽게 정리될 살림살이를 정리하러 갔다.
나는 전날 친구들과 깡소주를 마신 대가로
냉수 한 대접으로 조갈증을 풀면서
자장면을 앞에 놓고
이상한 중국집 젊은 부부를 보았다.
바쁜 점심시간 맞춰 잠 자주는 아기를 고마워하며
젊은 부부는 밀가루, 그 연악한 반죽으로
튼튼한 미래를 꿈꾸듯 명랑하게 전화를 받고
서둘러 배달을 나아갔다.
나는 그 모습이 눈물처럼 아름다워
물배가 부른데도 자장면을 남기기 미안하여
마지막 면발까지 다 먹고 나니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게
그날 나는 분명 슬픔도 배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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