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 속에서 피는 꽃
(어느 노동자의 외롭고 쓸쓸한 죽음)
얼마 전, 불법체류자인 태국인 노동자가 돼지 농장에서 일하다가 숨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돼지 농장주가 쉬는 날 없이 노예처럼 일을 시켰고,
노동자가 지내던 곳을 촬영한 매스컴의 자료를 보았더니
거주시설은 돼지농장과 다를 바 없는 곳이었고,
그 노동자는 수모를 참아가며 태국에 사는 가족들에게 매달 180만 원을 보내줬다는 안타까운 보도를 접하게 됐다.
얘기의 전말은 노동자가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상 헛점을 이용한 농장주가 심한 노동과 부당한 처우로
힘든 고통 속에서 아무에게나 말도 할 수 없었으며,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했고,
농장주는 돼지농장 근처에 몰래 시신유기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SBS뉴스 보도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105394&plink=ORI&cooper=NAVER
'불법체류 노동자 숨지자 시신 유기' 농장주 구속
경기 포천경찰서는 돼지농장에서 일하던 태국인 노동자 A 씨가 숨지자 트랙터에 실어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농장주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의정부지방법원은 증거인멸과
news.sbs.co.kr
우리나라도 1960 ~ 70년대는 6,25전쟁의 상흔으로 국가가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되자,
외화벌이를 위해 간호사와 광부가 파독 간호사, 파독광부로 낯선 땅을 밟았고,
언어가 통하지않는 수백 미터 지하갱도에서 분진이 날려 진폐증이 되고,
얼굴이 숯검댕이가 되면서까지 고국의 가족에게 외화를 보내며 살아왔다.
또,
1970~80년대 한국의 젊은이들이 중동의 뜨거운 모레 벌판에 외화벌이를 하러 떠났고,
그 뜨거운 사막에 사우디로 외화벌이 갔던 사람들 중 가까운 친지 한 분 계셔서 많은 얘기를 들었었다.
그 친지는 그 때 병이 들었었는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도 계속 말랐었고,
나중에 지주막하출혈로 돌아가셨다.
역사적으로 가난했던 우리나라도 그 가난을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데는
누군가는 외국에서 돼지농장 노동자처럼 희생한 세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우리나라가 발전을 한 것은 그 분들의 희생 뒤에 따른 세계와의 소통과 교육의 필요성으로
많이 배우며 삶을 바꿔 나갔기에 가능한 것이다.
현재 빈곤한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노동자들 역시 나중에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면
소중한 그 나라의 인재로 남아 다음 세대를 이끌고 지도를 할 것이다.
올바르지 않은 것은 그래서 참 무서운 것 같다.
곧 한국에 다가올 인구 절벽이 나라의 운명을
뒤바꿔 놓기에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의 걱정 속에
70~80년대 타국에서 돈벌러 갔다가 서러운 고통을 받고 돌아온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해를 했다고 여기는 외국인들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나라 사람만 봐도 상처가 되고 원한이 있을 만 하다.
이제 인구의 수를 놓고 보면 많지도 않은 우리의 후세들이 놓인 처지가
음지가 양지가 되는 그날,
엄청난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세계 정세는 앞으로 내 나라라는 개념보다는
세계가 모두 환경과 기후의 위기 앞에 똘똘 뭉쳐서
하나의 개념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제대로 된 불법체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자체는 실태를 파악하여 철저한 관리와 후속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적극 나서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꽃은 씨앗이 있으면,
자라는 그 환경이 쓰레기더미든, 좋은 흙이든,
자신의 역할을 위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것이다.
그 곳의 환경이 어떻든 간에 ~.
꽃이 피면 꽃은 다 꽃이다.
환경을 탓할 수 없다.
그 능력을 다 했기에 ~.
보이지 않는다고,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등등 차별을 해도
힘든 환경에서 자란 꽃은
더 오래 그 꽃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피는 꽃은
더 오래 기억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후세가 살아가기 편한 나라를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괜한 염려를 해 본다.
국민 모두가 외교관이었으면 참 좋겠다는 꿈?도 생각해 본다.
태국에서 기다린던 가족이 시신으로 돌아온 노동자를 맞이할 생각에 글을 쓰고 있는 내가 힘이 빠진다.
쓰레기더미 속에서도 꽃은 피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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