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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삶의 단상(life values)

책상이 생겼다

by 시니어행복찾기 2023. 1. 16.

부부가 결혼을 하여 자녀 2명을 출산하면 4인가족이  된다.

자녀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면 각 자녀들마다 책상이 필요해지고,

두 자녀에게 책상을 주고 나면 좁은 집에 주부의 책상은 없다.

나머지 하나는 남편이 업무상 계속 사용해야 하고

주부는 양보하다가 내 자리를 잃어버린다.

살면서 이런저런 일로 이사를 많이 하게 되어 살림은 거의 온전한 것이 

많이 없고, 이젠 그저 간단한 것이 제일 좋다.

그러다 보니 책상 없는 삶이 당연한 것이 되어 올해 들어 괜스레 서글퍼졌다.

나이가 들면서 책을 맘껏 읽겠노라고 다짐했던 내가

책을 벗 삼아 늙어가며 멋진 인생을 상상했는데~

책꽂이의 그 많았던 책들을 이사를 핑계 삼아 정리하며 버리고, 정리하며 버린 책들이

포터 짐차 한가득하고도 남을 것이다.

책을 버릴 때는 정말 안타까웠고, 언젠가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겠지 하고 

기대했던 시간들이 돌아오지 않아

이제는 줄이고 줄여 책꽂이 2개 분량의 책을 남겨 놓았는데,

그 책마저 정말 버릴 수는 없었다.

이제는 좀 책을 읽어야지 했는데,

책상이 없어서 맘껏 마음을 펼칠 수 없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단을 내렸다.

더 늦출 수는 없었다.

집은 좁은데 능력껏 살아야기에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할 수는 없고,

좁은 곳에서 최고의 공간 활용을 하자며  생각한 것이 

싱크와 냉장고 사이 1m 40cm의 공간이 있었다.

거기를 활용하기로 했다.

컴퓨터용 책상 좁은 것을 사자고 한 것이었다.

컴퓨터용 책상은 폭이 좁지만 아래에 선반 같은 칸이 있어 활용이 좋았다.

컴퓨터 책상은 좁아서 책상면이 넓지는 않아 적극 활용할 수는  없어 보이지만,

그 책상 앞에 식탁이 있어서

식사시간이 아니면 난 오히려 연결된 기역자 책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실천을 하여 컴책상을 주문하고 도착했다.

포장을 풀고 책상을 알맞게 싱크와 냉장고 사이에 끼워 넣었다.

근사한 책상이 마련되었다.

 

앞에는 식탁이 있고 식탁의자의 내 위치를 확보해 놓아 언제나 난 그 자리에 앉아

노트북도 볼 수 있고,

가끔 가족들에게 서비스로 식사 시 음악을 곁들일 수 있는 행복감도 선물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책꽂이의 책들을 나만의 책상에 앉아 마음껏 즐기며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책상이 생겼다.

너무 좋다.

집에서 내 공간이 생겼다는 것~

나를 위한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행복감이 요즘 나를 흥분되게 한다.

 요즘 세계경제 못지않게 우리나라 경제도 덧없이 추락하는 것 같아 힘든데

무엇을 찾고 고민하는 것을 나만의 공간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그 고민이 고민같이 생각되지 않는다.

왠지 더 어려운 분들께 호사 같아 죄송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노년기로 늙어가는 내게 이쯤은 작은 보상으로 여기고 싶다.

이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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